그가 사라졌다. 텅 빈 코트. 야유를 퍼붓는 관중석. 황량한 코트 위를 비추는 스포트라이트. 눈이 멀어버릴 것만 같은 화려한 불빛 속 얼룩져버린 그의 인영. 이윽고 불이 꺼진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허공에 헛손질만 반복했다. 손가락 사이사이를 허망하게 빠져나가는 공기가 차다. 짙은 어둠 속에 저가 잠식당하는지, 제가 제 발로 어둠으로 들어갔는지는 알 수 ...
* 포스타입에 공개되었던 프롤로그 포함 10편과 추가 3편이 더해져, 총 14편 (후기 제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해당 회지는 더 이상 재판 예정 없어, 유료공개합니다. * 미리보기는 프롤로그 편만 해당되며, 내용은 회지와 동일합니다. * 167000자. “제 가족이 되어주세요.” 어느덧 이들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었다. 4월의 봄은 얄궂다. ...
누나, 생일 축하해. 어느새 교복으로 갈아입고는 등교 준비를 마친 아카아시가 가방을 고쳐 맸다. 부엌에서 도시락을 준비하느라 분주히 움직이던 아이리가 동작을 멈추었다. 고마워, 케이지. 슬쩍 식탁 위에 올려져 있던 봉투를 확인했다. 생일 축하 편지와 함께 동봉된 지폐를 확인하고는 봉투를 내려두었다. 오늘도 늦을 테니, 알아서 생일을 보내라는 의미겠지. “이...
*이와이즈미x모브녀 소재 언급 주의 오이카와는 엉뚱한 구석이 있었다. 이따금 툭툭 내던지는 말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들이 허다했지만, 그런 엉뚱함마저 오이카와스러워서 넘어갈 수 있었다. 뭐가 잘못되었냐는 듯 순수한 눈망울을 느릿하게 끔뻑거릴 때면 이미 때는 늦었다. 그땐 이미 오이카와의 잔꾀에 놀아나는 중이었으니 말이다. [오이이와] 쉿, 비밀이야! w....
폭우(暴雨)주의보 w. 헤더 참으로 을씨년스러운 날씨였다. 축축한 습기가 온몸을 무겁게 짓누르며, 알 수 없는 한기가 등골을 타고 흐른다. 하지만 이윽고 장대비처럼 쏟아지는 폭우에 휩쓸려 금세 허공으로 흩어져 버린다. 견딜 수 없는 싸늘함에 몸부림치던 보쿠토는 코트에 묻은 빗방울들을 털어냈다. 거칠게 코트 자락을 털어내는 손짓은 빗방울만을 털어내는 것은 아...
숨이 턱턱 막혀올 정도로 따가운 햇발이 내리쬐는 한여름의 뙤약볕 날씨는 여린 피부가 견디기엔 너무나도 버거웠다. 매미들이 어찌나 극성인지 귓가가 먹먹해졌다. 그와 동시에 땀이 주룩주룩 흐르는 탓에 눈꺼풀을 제대로 뜨기조차 힘들었다. 그런데도 아무런 투정 없이 슈퍼 앞 평상 위에 얌전히 앉아 있을 수 있었던 건, 아이스크림을 사러 간 아이리 덕분이었다. ‘아...
쾅. 그것은 저가 여태 살아오면서 봐왔던 그 어떤 것들보다 인상적이고 강렬했다. 쭉 뻗은 팔을 따라 두둥실 떠오르는 공, 온전히 둥그런 공만을 시야에 담으며 깊은 심호흡을 한다. 후우. 판판한 가슴팍이 일순간 울렁이며, 넓은 어깨가 크게 들썩인다. 선홍빛 혓바닥이 마른 입술을 축이더니, 이윽고 단단한 허벅다리가 걸음을 뻗는다. 그저 짧은 도움닫기의 두 걸음...
“아카아시, 나 남자친구 생겼다?” 조용히 책장을 넘기던 아카아시가 고개를 들었다. 제 어깨 위를 짚은 두 손이 조그마했다. 고개를 젖히니 저와 똑 닮은 청록색 눈동자가 저를 향해 반짝인다. 위에서 저를 내려다본 탓에 흑 빛의 구불구불한 머리카락이 볼 가를 간질였다. 윤기가 흐르는 흑색을 띠는 머리는 그녀의 흰 피부를 더 돋보이게 했다. 바람과 함께 휘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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